십년이 흐른 뒤
아픔이어도 괜찮다
이따금 기쁨이었다가
슬픔으로 변해도
작은 고개를 넘으면
더 큰 고개를 넘을 수 있듯
시련은
또 다른 행복으로 찾아오니까
이별이어도 괜찮다
우연한 호기심으로
마주쳤다 헤어지더라도
만남은
기억할 만한 추억을 남겨주기도 하니까
아픔을 모르고 이별이 없으면
사랑할 줄 모르고 반성하지도 않을 것
무성하던 숲이 옷을 벗고
화려한 꽃이 색을 잃어도
오늘 흘린 눈물로 하여금
십 년이 흐른 뒤
고통을 마다않고 피어나는 꽃이 되려
피가 돋는 가지를 쳐 낸다
2010.02.13
시집 <엄마는 어땠어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