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3

각막 기증

花雲(화운) 2010. 2. 20. 21:37

 각막 기증

 

 

아무런 조건 없이

비춰주는 밝은 빛

아주 작은 동공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축복을

어둠에 갇히게 되면 깨달을 수 있으려나

 

만약

눈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푸른 하늘을 볼 수 없고

하얀 구름이 흘러가는 지도 알 수 없다

 

만약

눈을 포기해야 한다면

암흑만이 기다리는 어느 길목에

기적의 등불이 되어주면 어떨까

 

생명의 주관자(主管者)가 주신

맡아있던 육신

기꺼이 공여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반짝거리는 별로 다시 살게 될 테니까

 

 

201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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