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9

여든이 되어도

花雲(화운) 2022. 1. 10. 09:50

여든이 되어도

 

 

운전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차를 몰로 그동안 가지 못한 곳을 가보고 싶다

좌회전 우회전 헷갈리지 않고

정해진 선 안에 주차할 수 있으면 다행인데

야간 운전은 아무래도 무리겠지

 

詩도 끊임없이 쓰고 싶다

거동이 불편해져도 마음은 그대로인데

육신이 허물어져도 열정만은 간직해야겠다

컴퓨터 자판만 두드릴 수 있다면

나이 들어 느껴지는 감성도 쓰고 싶다

 

운동을 더 해야겠다

걸을 때면 무릎이 욱신거리지만

아파도 걸어야 한다니 부지런히 걸어야겠다

우리 강아지들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는

날마다 산책해야 하니까

 

서투른 요리도 해봐야겠다

점점 간을 맞추는 것도 오락가락

음식 만드는 일이 자신이 없어진다

그나마 입맛 살아있을 때

작접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면 얼마나 다행이랴? 

 

그러나 꼭 해야 할 일

세상 떠나기 전 쌓여있는 온갖 잡동사니

내 손으로 미리미리 치워야겠다

아까워 버리지 못한 것 말끔히 버리고

있던 자리 표 나지 않게 치우고 가야겠다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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