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9

몽돌 ★

花雲(화운) 2021. 9. 2. 09:40

몽돌

 

 

둥글지 않으면 구를 수 없습니다

 

큰 바위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고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물에 있으면 가라앉고

흙에 있으면 묻혀버릴 수밖에

누군가의 발끝에 차여야만

튕겨진 만큼 날아갈 수가 있었습니다

 

흐르는 물에 쓸리고

달리는 바람에 깎여

부서지고 작아지면서 둥글어진 몽돌

 

둥글어지면 언제든 구를 수 있습니다

 

비가 오면 젖는 대로

눈이 오면 어는 대로

굴러가다 보면 어딘들 못 가겠습니까?

 

아래로 굴러 낮아질 수 있었던 만큼

거꾸로 굴러 太山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2021.09.01

 

 

* <별님을 향한 詩>  1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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