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9

바람 우는 밤

花雲(화운) 2021. 5. 24. 22:50

바람 우는 밤

 

 

검은 비가 몰려올 듯

나무가 흔들리며

전깃줄이 신음소리를 낸다

 

들판을 구르다

산꼭대기로 솟구쳐

지평선을 달리자니

길이 멀어 울고

갈 길 몰라 운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몰라서

뼈가 갈리도록

외로움에 부딪는 소리

 

보이지 않는 길이 두려워

이 산 저 산 헤매며

돌개바람으로 맴돌다가

입 틀어막고 목울음을 참는다

 

굳게 잠긴 어둠이 풀리면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새아침이 고요해지기를 바라며...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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