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더 살게 된다면
2000년 새해 그때
새 천 년을 맞이한다고 떠들썩했는데
들떠서 살아온 지 20년이 지났다
솜털 보송한 아이들은 자라서
반려자를 만나 가정도 꾸리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알뜰살뜰 살림살이 일구느라
앞치마 벗을 새 없이
쪽잠에 쫓기던 얼굴 주름졌지만
제때 배우지 못한 학업에 도전하여
평생소원이던 학위도 받고
추구하던 분야에서 이름도 얻었다
그렇게 숨 쉬는 시간도 아껴 살았건만
앞으로 20년 더 살게 된다면
그저 몸이나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202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