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訃告)
그녀가 떠났다
며칠 전 낯선 전화번호로
얌전하고 고운 사람이
임종을 준비한다는 문자가 왔다
핸드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어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
어머니의 소식을 전한다고 한다
내려앉는 가슴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이어서 마지막 소식이 날아왔다
가깝게 지낸 사이는 아니었지만
조용하고 상냥한 모습
몸에 배인 우아한 성품이
언제나 부드럽게 드러나는 여인
일찍이 마음 나누지 못한 것이
때늦은 후회로 밀려온다
살아오는 동안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손에 받아든 맑은 홍시를
그만 놓쳐버리고 만 것 같아
갑작스런 비보에 눈 앞이 흐려진다
머리 숙여 고인의 명복을 빌며
언젠가 이승 떠날 때
누가 나를 애석하게 기억해줄까
201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