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인사
올 들어 갑자기 추워진 날
뒤늦게 피어난 꽃이 걱정되어 들여다보니
샛노란 꽃잎에 살얼음 앉아
피어 있어도 미소 지을 수 없게 되었다
가으내 허전해진 마당 밝혀주느라
쌀쌀해져도 찾아오던 반가운 손님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었지만
이젠 어쩔 수 없이
헤어질 때가 되었나보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매일매일 행복했어요!
우리 집까지 오느라 수고했어요!
그보다 더 좋은 인사가 없을까?
내년에 다시 오라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약속하고 싶지만
멀고 먼 겨울나라에서
언 발로 떨며 돌아올 걸음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에 입이 안 떨어진다
2010.11.19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