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겨울 인사

花雲(화운) 2019. 11. 19. 11:16

겨울 인사

 

 

올 들어 갑자기 추워진 날

뒤늦게 피어난 꽃이 걱정되어 들여다보니

샛노란 꽃잎에 살얼음 앉아

피어 있어도 미소 지을 수 없게 되었다

가으내 허전해진 마당 밝혀주느라

쌀쌀해져도 찾아오던 반가운 손님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었지만

이젠 어쩔 수 없이

헤어질 때가 되었나보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매일매일 행복했어요!

우리 집까지 오느라 수고했어요!

그보다 더 좋은 인사가 없을까?

내년에 다시 오라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약속하고 싶지만

멀고 먼 겨울나라에서

언 발로 떨며 돌아올 걸음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에 입이 안 떨어진다

 

 

2010.11.19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

'花雲의 詩 > 화운의 詩 7'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의 길이  (0) 2019.11.24
부고(訃告)  (0) 2019.11.20
목화꽃  (0) 2019.11.18
화살나무  (0) 2019.11.10
눈물의 끝  (0) 2019.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