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물 먹는 소리

花雲(화운) 2019. 6. 3. 15:55

물 먹는 소리

 

 

지속되는 가뭄으로

맨땅이 타들어 간다

목마른 입들이 오그라들고

말라붙은 잎들이

한 꺼풀씩 스러지기 시작한다

잔디가 녹색을 잃고

신음소리로 버석거리는 뜨락

보고 있기 애가 타서

한낮에도 수도꼭지를 튼다

사방으로 튀어나가는 물줄기 소리

환호성 같기도 하고

아우성 같기도 하다

죽을 듯, 발버둥 치듯

물 한 모금 들이키는 소리가

소나기보다 더 세차고

태양을 녹일 듯 격렬하다

 

201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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