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어라!
마당 한 구석
언제 어디서 날아왔는지
바위틈을 비집고
얼굴이 작은 국화가 꽃을 피웠다
하얀 꽃이 음전하기도 하여
그대로 두었더니
가을 내내 가녀린 미소를 보내주었다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오자
잊지 않고 싹을 틔운 국화
무성하게 뻗는 잔가지 때문에
뽑아버릴까 하다가
그만 두어라!
무슨 사연인지 해마다
하얀 꽃다발을 안고 찾아오는 걸
그 처량하고 슬픈 얼굴을
들고 나며 한 번 더 보아주자꾸나!
2019.05.27.
* 시집 <상사화>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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