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지축을 흔들며 달리다가
사뿐히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보며
먼 나라로 떠나는 상상을 한다
뜨거운 열사의 나라로 가볼까
야자수 밑에 앉아서 에머럴드 바다를 바라봐야지
해가 질 때면 붉은 바다가 이글거릴 거야
아니면
만년설에 덮여있는 빙산을 오를까
살을 에는 혹한의 계곡에서
끈질긴 인내심을 시험하게 될 거야
아! 지구는 가도 가도 끝이 없구나
저 비행기로 아무리 날아가도
그 머나먼 땅 끝은 끝내 볼 수 없으니
둥근 지구의를 돌리며
가고 싶은 곳에 점을 콕 찍어
허공으로 가볍게 부양하는 비행기에
자유로운 여정을 실어 날아간다
2012.08.17
(시 5에서 옮겨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