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이옥
雅調(아조) 중에서
爲郞縫衲衣 (위랑봉납의) 우리 임을 위해서 누비옷을 짓는데
花氣憹惱倦 (회기뇌뇌권) 꽃 기운 때문에 나른하고 피곤해서
回針揷襟前 (회침삽금전) 바늘을 돌려 감아 옷섶에 꽂아두고는
坐讀淑香傳 (좌독숙향전) 앉아서 《숙향전》을 읽었답니다.
* 郞: 자기 남편을 가리키는 말
* 衲衣: 원래는 중의 옷. 여기서는 남자들의 두루마기
* 淑香傳: 조선 시대 인기가 높았던 소설책. 숙향의 여주인공의 이름
李鈺 (1760~1812)
- 조선 후기의 문인. 호는 文無子. 경기도 남양 매화산 아래 살았다.
- 성균관의 유생으로 있을 때 쓴 글이 바른 형식을 지키지 않았다 하여 여러 해 동안
군대에 끌려가 지방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 그 시대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진실하게 그려 낸 수많은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
작품해설
- 시집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아씨의 마음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 명주 고운 천 안에 얇게 솜을 두어 임이 입으실 옷을 바느질 한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기울여 임을 향한 사랑을 담았다. 한참을 바느질만 하려니까 문득 졸음이 온다.
- 봄날, 창밖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 있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와 내 얼굴을 간지럽힌다.
노곤한 봄날이라 낮잠이 쏟아진다.
- 계속하다가는 바느질이 고르게 될 것 같지가 않고 까딱하면 바늘로 손가락을 찌를
것만 같다. 새아씨는 잠시 바느질을 멈추기로 한다.
- 마늘로 실 끝을 되감아 홀쳐서 옷감을 저만치 밀쳐두도 소설책을 꺼내서 읽어본다.
- 새아씨는 《숙향전》을 수도 없이 읽었을 것이다. 읽을 때마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내고 행복을 되찾는 숙향의 이야기는 힘든 시집살이에 큰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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