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기다리며 - 능운
待月
郞云月出來 (랑운월출래) 달 뜨면 오시겠다 말해 놓고서
月出郞不來 (월출랑불래) 달 떠도 우리 임은 오시지 않네.
想應君在處 (상응군재처) 아마도 우리 임 계시는 곳엔
山高月上遲 (산고월상지) 산이 높아 저 달도 늦게 뜨나봐.
* 應: 응당, 마땅히
凌雲 (?)
- 조선 후기의 기생. 《대동강시선》에 시 한 수가 실려 있을 뿐, 다른 것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작품해설
- 조선시대 능운이란 기생이 사랑하는 임을 그리며 지었다는 한시이다. 임은 달이 뜨면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저 달이 중천에 이르도록 임을 오실 줄을 모른다.
- 그녀은 저녁 내내 조바심이 나서 달만 보며 마당에 나와 서 있다. 왜 안 오실까? 저 달을
못 보신 걸까? 혹시 마음이 변하신 것은 아닐까? 조바심은 점차 불안감으로 변해 바칫
그리움의 원망이 쏟아지고 말 기세다.
- 그러나 그녀는 슬쩍 말머리를 돌렸다. 오지 않는 임에게 푸념을 늘어놓는 대신 오히려
임의 편을 들어주기로 한다. 아마 지금 임이 계신 곳에는 산이 하도 높아서 저 달이
아직도 산에 가려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이다.
- 그렇치 않고서야 오시지 않을 까닭이 없다. 설령 임이 나와의 언약을 까맣게 잊고 안
오시는 것이라 해도 나만은 그렇게 믿고 싶다.
- 여기에는 또 혹시 이제라도 오시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바람도 담겨있을 뿐 아니라
임을 향해 직접적으로 원망을 퍼붓는 것보다 은근한 표현 속에 읽는 이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더 큰 매력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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