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사물을 바라보며 - 고상안

花雲(화운) 2018. 7. 17. 21:13


사물을 바라보며 - 고상

觀物吟



牛無上齒虎無角 (우무상치호무각)   소는 윗니가 없고, 범은 뿔이 없으니

天道均齊付與宜 (천도균제부여의)   하늘 이치 공평하여 저마다 알맞구나.

因觀宦路升沈事 (인관환로승침사)   이것으로 벼슬길에 오르고 내림을 살펴보니

陟未皆歡黜未悲 (척미개환출미비)   승진했다 기뻐할 것 없고, 쫓겨났다고 슬퍼할 것도 없다.


* 均齊: 고르게 공평함

* 付與: 주다

* 宦路: 벼슬길

* 升沈: 지위가 올라가고 내려감


高尙顔 (1553~1623)

- 조선 중기의 문인. 호는 태촌(泰村).

- 문과에 급제하여 광해군 때 울산 관관으로 있다가 벼슬을 버리고 농촌으로 돌아갔다. 

- 농사에 밝고 문장에 능하여, 농부들을 가르치고 농사에 관한 책을 지었으며 저서에

   《효빈록》이 있다.


작품해설

- 호랑이는 단단한 턱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으나 뿔은 없다. 소는 풀을 뜯어 먹고

   사니까 날카로운 윗니가 필요 없으나 그 대신 이마 위에 뿔 두개가 돋아 있다.

   호랑이가 날카로운 이빨로 순한 소를 해치려 들면 소는 뿔을 사용해서 공격한다.

- 그뿐이 아니다. 날개가 있으면 다리가 두 개뿐이고 다리가 넷 달린 짐승에게는

   날개가 없다.

- 그러고 보니 하늘의 이치가 정말로 공평한 줄을 알겠다. 오늘 내가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좋아하기만 할 것이 아니다. 책임을 져야 할 일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 오늘 자리에서 쫒겨난 것이 오히려 내게 더 잘된 일일 수도 있다. 세상 일은 어떻게

   변할 지 알수 없기 때문이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花雲의 배움터 > 漢詩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밤 - 두목  (0) 2018.07.18
대동강 노래 - 임제  (0) 2018.07.18
고개 위의 꽃 - 박제가  (0) 2018.07.17
매화 가지 끝의 밝은 달 - 이이  (0) 2018.07.16
도산 달밤에 핀 매화 - 이황  (0) 2018.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