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위의 꽃 - 박제가
爲人賦嶺花 (위인부령화)
毋將一紅字 (무장일홍자) '붉다'는 한 단어만을 가지고
泛稱滿眼花 (범칭만안화) 눈 앞의 온갖 꽃을 말해서는 안 된다.
花鬚有多少 (화수유다소) 꽃술에는 많고 적은 차이가 있으니
細心一看過 (세심일간과) 꽃꼼히 하나하나 살펴보아라.
* 毋: 하지 말라는 금지의 뜻을 나타내는말
* 泛稱: 한꺼번에 구분 없이 말함
* 花鬚: 꽃수염, 꽃의 수술과 암술
* 細心: 찬찬히 정성을 담은 마음
朴齊家 (1750~1815)
-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문인. 호는 초정(楚亭). 본관은 밀양이다.
- 젊어서 연암 박지원의 문하에서 실학을 연구했고,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 등과 교유
하였다.
- 1776년 《한객건연집》이 청나라에서 간행되어 널리 알려졌다. 《북학의》를 저술하여
실학사상을 보급하는 데 앞장섰으며 시와 그림이 뛰어났다.
작품해설
- 세상 사람들은 붉은 빛을 띤 꽃을 보면 으레 붉은 꽃이라고만 말한다. 그렇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그 붉은 빛깔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 꽃을 보고 그냥 붉다고 말하지 마라. 꽃술의 모양은 어떤지 잎은 몇 개인지, 빛깔은
어떤지, 붉다면 어떤 붉은 색인지, 그리고 그것이 주는 느낌은 어떤지 하나하나 따져
보고 꼼꼼히 살펴보아라.
- 그냥 붉은 꽃이라고만 하면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꽃이 아닌 일반적인 꽃이 되고 만다.
- 그냥 붉은 꽃은 꽃이 아니다. 그것이 내 눈의 관찰을 통해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을 때,
비로서 그 꽃은 내가 만난 단 하나의 꽃이 된다.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
(주)보림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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