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레닌그라드 가는 길

花雲(화운) 2018. 5. 28. 23:30

레닌그라드 가는 길

 

 

에스토니아 탈린을 떠나

국경을 넘어 상트페테르부르그로 가는 길

러시아에 입국하려면

출입국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 차례가 되더라도

본국의 대형차량이 진입하면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통과시킨다

그러면 우리 순서는 뒤로 밀려져

그들이 끝날 때까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던 중 직원 한 명이

퇴근한다고 자리를 떠나고

지체되는 시간은 자꾸 길어져만 간다

여권을 걷어가고 한정 없이 기다리게 하더니

짐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란다

지루함의 끝자락에서 겨우 도장을 받은 후

드디어 삼엄한 구역을 빠져나간다

오랫동안 지배당하고 통제받았던 그들의 엄격함이

여행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순간이다

 

 

2018.05.28

러시아에 입국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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