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그라드 가는 길
에스토니아 탈린을 떠나
국경을 넘어 상트페테르부르그로 가는 길
러시아에 입국하려면
출입국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 차례가 되더라도
본국의 대형차량이 진입하면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통과시킨다
그러면 우리 순서는 뒤로 밀려져
그들이 끝날 때까지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던 중 직원 한 명이
퇴근한다고 자리를 떠나고
지체되는 시간은 자꾸 길어져만 간다
여권을 걷어가고 한정 없이 기다리게 하더니
짐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란다
지루함의 끝자락에서 겨우 도장을 받은 후
드디어 삼엄한 구역을 빠져나간다
오랫동안 지배당하고 통제받았던 그들의 엄격함이
여행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순간이다
2018.05.28
러시아에 입국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