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거는 그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아름다운 베르겐으로 가려면
오십 개가 넘는 터널을 지나야 한다
먹이를 낚아채듯 검은 목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나올 때면
- 산과 산 사이 우뚝 솟은 만년설
- 수십만 년의 빙하가 흐르는 계곡
- 너른 대지 위에 비집고 서 있는 자작나무숲
- 잔잔한 호수에 비치는 빨갛고 하얀 집
- 푸른 언덕에서 뛰노는 양떼들
… … …
동굴 하나씩 지날 때마다
기다리던 연인이 돌아오듯
꿈속에서 그려 보던 그림들이
어둠을 헤치고 마음속에 걸린다
2018.05.23
베르겐으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