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황혼

花雲(화운) 2018. 5. 24. 23:35

황혼

 

 

깊은 산중 작은 오두막

노부부가 테라스에 앉아 있다

따스했던 햇살이 기울어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시각

경쾌한 노래를 불러주던 새들은

제 집으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계곡을 굴러가는 물결만이

적막함을 달래주듯 재잘거린다

젊음은 더 이상 머물러 주지 않고

산마루를 둘러싼 만년설만이

오랜 친구처럼 눈을 마주치는데

빛바랜 의자에 나란히 앉아

해묵은 사랑을 다독이는 백발의 연인들

자작나무 사이로 붉어가는

석양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2018.05.24

노르웨이 갈라로 가는 길에서

'花雲의 詩 > 화운의 여행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배의 기쁨  (0) 2018.05.30
레닌그라드 가는 길  (0) 2018.05.28
구부러진 나무  (0) 2018.05.24
마음속에 거는 그림  (0) 2018.05.23
날짜변경선  (0) 2018.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