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고 마음 함께 한가로워라 - 양명 왕수인
<山中示諸生 5首(5)>溪邊坐流水 (계변좌유수) 시냇가 흐르는 물 곁에 앉으니
水流心共閒 (수류심공한) 물 흐르고 마음 함께 한가로워라.
不知山月上 (부지상월산) 산 위로 달 솟은 것도 몰랐는데
松影落衣班 (송영낙의반) 솔 그림자 내 옷에 얼룩 지우네.
陽明 王守仁 (1472~1528)
- 明
- 왕양명은 남송의 육상산이 '마음이 곧 이치'라 주장하는 유심론족 학풍을 계승하여
객관적 실재를 중시하는 주자학의 '성품이 곧 이치'라 주장하는 입장과 대립하면서
명나라의 학풍에 큰 충격을 주고 광볌한 영향을 미쳤던 인물이다.
- 핵심적 입장으리 짚어본다면 "마음 바깥에는 이치가 없고, 마음 바깥에는 사물이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철저히 마음을 본체요 근원이요 주재로 삼는 유심론의
입장을 밝혔던 인물이다.
작품해설
- 산 곳에서 한가롭게 지내는ㄴ생활모스브이 한 단락을 편안하게 읊은 시.
- 첫째 구절은 산 속에서도 시냇가에 앉아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보인다.
- 산은 특히 물과 잘 어울린다. 산은 움직임이 없고 소리도 없이 고요히 지키고 서
있으며, 물은 쉬지 않고 물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있다.
- 정지와 움직임, 고요한과 소리, 위로 우뚝 솟아 오름과 아래로 흘러내려감의 온갖
대응구조가 산과 물 사이에 다 보인다.
- 둘째 구조는 먼저 가가이 있는 냇물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흘러
가는 냇물을 바라보면서 주인공은 물도 한가롭고 마음도 한가롭다고 느끼고 있다.
- 왕양명이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내 마음도 저물과 함께 한가롭구나"라고 말하였던
것은, 내 마음이 한가롭고 그래서 내 마음이 바라보는 저 냇물도 한가롭게 보인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 셋째 구절에서는 조금 멀리 눈을 들어 산 위로 떠오른 달을 보는 광경이 보인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벌써 달이 산 위로 솟아올라 있는 것이 아닌가? 내 관심
내 의식이 이르지 않으면 사물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없는 무지의 상태에 있게
되는 것임을 할하고 있는 것 같다. 곧 마음이 있어야 사물도 떠오르는 것임을
말하려는 게 틀임없는 것 같다.
- 마지막 구절에서는 이에 관심의 눈길이 냇물에서 하늘에 뜬 달을 바라보며 높이
솟아올랐다가 한 바퀴 돌아 다시 내 주변으로 눈길이 내려오고 있는 장면이다.
- 그동안 마음속에 비치지도 않고 지각 속에도 떠오르지 않았던 달빛이다. 그러나
이제는 내 의식이 달빛을 더듬고 있으니 새삼스럽게 달빛이 내 주위에서 일으키는
광경들을 내 의식이 살피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달빛을 받은 솔 그림자가 흰 옷에드리워 그림을 그려놓고 있는 장면을 의식함으로
밝은 달빛과 아름다운 솔그림자도 의식이 닻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철학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詩境 : 漢詩와 道」, 금장태, 중국 한시의 세계
박문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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