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밝은 달빛 비치고 - 한유
<夜歌>
靜夜有淸光 (정야유청광) 고요한 밤 맑은 달빛 비치고
閒堂仍獨息 (한당잉독식) 한적한 서재에소 홀로 쉬노라.
念身幸無恨 (념신행무한) 자신을 보면 유감없어 다행이고
志氣方自得 (지기방자득) 기개야 지금 자신감에 넘치네.
樂哉何所憂 (락재하소우) 즐거워라 무엇이 근심이리오.
所憂非我力 (소우비아력) 근심이야 내 힘 미칠 게 아니지.
韓愈 (768~824)
- 당
작품해설
- 한유는 굽실거리느라고 꺾어졌던 사람들의 허리를 펴게 해주고 겁먹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게 해주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 첫째 구절은 '고요한 달밤'을 재경과 시간으로 설정하고 있다.아무 일도 없는 고요한
밤에는 자신을 사방으로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계절이 언제인지는 모르
겠지만 밤이 고요하고 달빛이 맑다는 것은 인간의 상상력을 가장 생기있고 활발하게
일으켜주는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 둘째 구절에서는 무대의 중심과 주인공에 조명이 들어와 비추기 시작한 것처럼 '한적한
서재'와 '홀로 앉아 있는 주인공'이 보인다. 이 깊은 밤에 주인공은 한적한 서재에
홀로 앉아 맑은 밤하는에 달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 셋째 구절과 넸째 구절은 마치 돌틈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듯이 고요한 밤에 자신의
가슴속에서 길려져 나오는 '야기'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기'가 길러지면
자신감이 생기고 남에게 기대거나 남을 원망하는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 마지막 두 구절은 다시 않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밖으로 내일이 기다려지고 세상이
밝게 열리는 희망을 내다보면서 다시 안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짐해 보려는 것이 아닐까.
아무 근심이 없이 즐거운 마음을 확인한다.
- 한계에 부딪치고 좌절감을 겪으면서 비관적 심정에 빠져들었었는데, 단번에 마음을
역전시켜 낙관적 태도로 전환하고 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희망적으로 보는
'낙관'의 태도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순리적으로 살아가겠다는 '낙천'의 자세임을 엿볼
수 있다.
- '낙관'은 '낙천'의 자세요, 그것은 천명을 따르며 즐거워하는 '樂天命'의 자세임을 보여
준다. 시인은 '천명'을 따른 삶, '낙천', '낙천명'의 삶을 친절하게 일깨워주고 있다.
「詩境 : 漢詩와 道」, 금장태, 중국 한시의 세계
박문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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