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漢詩 1

봄날 새벽에 - 맹호연

花雲(화운) 2018. 1. 22. 18:05


봄날 새벽에- 맹호연

春曉 (춘효)  『孟浩然集』권 4



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봄날 늦잠에 날 새는 줄 모랐는데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여기저기 새소리가 들린다.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는데

花落知多小 (화락지자소)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孟浩然 (689~740)

- 당나라 시인

- 맹호연은 과거에서 낙방한 이후 계속해서 수도인 장안에 머물면서 벼슬을 구했지만

   끝내 벼슬을 하지 못하고 냑향해서 은거 행활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 시인으로 명성을 얻어 당대의 유명한 시인 왕유(王維), 장구령(張九齡) 등과 교유하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문학사에선 맹호연을 왕유와 더불어 당나라를 대표하는 山水田園詩 작가로 칭하고

  있다.

- 「春曉」에서 보이듯 맹호연의 작품에는 자연에서의 한적한 삶을 노래한 것이 많다.


작품해설

- '새소리(啼鳥, 제조)'와 '비바람 소리(風雨聲)'로 봄낳의 경치를 훌륭하게 그렸냈다.

   글로 썼으니 이 소리는 '들리지 않는 소리'인 셈이다.

- 시에서 시각, 청각 등을 자극하는 시어를 쓰는 건 아주 특별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소리'를 쓰는 것만으로 독자들이 풍경을 그려재도록 한 솜씨와 착상은 무척 기발해

   보인다.

-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맹호연이 있는 곳이 바깥이 아닌 방 안이라는 점이다. 방에

   있으니 밖의 풍경을 볼 수 없다. 그런데도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써 놓았다.

- '봄날 늦잠에 날 새는 줄 몰랐는데,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들린다.' : 날 새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자다가 새소리를 듣고 깼다는 말이다. 날이 샌 것을 '소리'로 표현했을

   뿐이지만, 이 안에는 이미 그림이 들어있다. 봄날의 청량한 느낌이 전해지는 듯하다.

-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는데,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 위의 두 구를 보고

   맹호연은 깊이 잠든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다. 잠결에 어렴풋이 비오는

   소리를 듣고 깼다가 다시 잠들었던 것이다. 자연스럽고 여유가 있는 표현이라 하겠다.

- 한편 맹호연의 이 시를 두고 조선의 이수광(李睟光)은 『芝峯類說,지봉유설』에서

   '궁하다'고 평했으며, 중국 명나라의 도종의(陶宗儀)라는 사람은 그의 책 『說郛,

   설부』에서 '장님'같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평생 벼슬을 하지 못한 맹호연의 삶이

   이런 평이 나오도록 한 원인일 것이다.

- 그러나 「春曉」는 먕호연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졌고 이 시를읽으면 봄날의

   풍경이 자연스레 펼쳐진다. 청량감과 한적함을 동시에 느낄수 있으며 무엇보다 쉬운

   말을 쓰면서 그 안에 깊은 느낌을 담아냈기에 좋은 작품이라 하겠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然·六

  왕의 서재.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