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새벽에- 맹호연
春曉 (춘효) 『孟浩然集』권 4
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봄날 늦잠에 날 새는 줄 모랐는데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여기저기 새소리가 들린다.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는데
花落知多小 (화락지자소)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孟浩然 (689~740)
- 당나라 시인
- 맹호연은 과거에서 낙방한 이후 계속해서 수도인 장안에 머물면서 벼슬을 구했지만
끝내 벼슬을 하지 못하고 냑향해서 은거 행활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 시인으로 명성을 얻어 당대의 유명한 시인 왕유(王維), 장구령(張九齡) 등과 교유하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문학사에선 맹호연을 왕유와 더불어 당나라를 대표하는 山水田園詩 작가로 칭하고
있다.
- 「春曉」에서 보이듯 맹호연의 작품에는 자연에서의 한적한 삶을 노래한 것이 많다.
작품해설
- '새소리(啼鳥, 제조)'와 '비바람 소리(風雨聲)'로 봄낳의 경치를 훌륭하게 그렸냈다.
글로 썼으니 이 소리는 '들리지 않는 소리'인 셈이다.
- 시에서 시각, 청각 등을 자극하는 시어를 쓰는 건 아주 특별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소리'를 쓰는 것만으로 독자들이 풍경을 그려재도록 한 솜씨와 착상은 무척 기발해
보인다.
-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맹호연이 있는 곳이 바깥이 아닌 방 안이라는 점이다. 방에
있으니 밖의 풍경을 볼 수 없다. 그런데도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써 놓았다.
- '봄날 늦잠에 날 새는 줄 몰랐는데,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들린다.' : 날 새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자다가 새소리를 듣고 깼다는 말이다. 날이 샌 것을 '소리'로 표현했을
뿐이지만, 이 안에는 이미 그림이 들어있다. 봄날의 청량한 느낌이 전해지는 듯하다.
-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는데,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 위의 두 구를 보고
맹호연은 깊이 잠든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다. 잠결에 어렴풋이 비오는
소리를 듣고 깼다가 다시 잠들었던 것이다. 자연스럽고 여유가 있는 표현이라 하겠다.
- 한편 맹호연의 이 시를 두고 조선의 이수광(李睟光)은 『芝峯類說,지봉유설』에서
'궁하다'고 평했으며, 중국 명나라의 도종의(陶宗儀)라는 사람은 그의 책 『說郛,
설부』에서 '장님'같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평생 벼슬을 하지 못한 맹호연의 삶이
이런 평이 나오도록 한 원인일 것이다.
- 그러나 「春曉」는 먕호연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졌고 이 시를읽으면 봄날의
풍경이 자연스레 펼쳐진다. 청량감과 한적함을 동시에 느낄수 있으며 무엇보다 쉬운
말을 쓰면서 그 안에 깊은 느낌을 담아냈기에 좋은 작품이라 하겠다.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 김재욱 지음. 然·六
왕의 서재. 2015
'花雲의 배움터 > 漢詩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은 딸 아이를 꿈에서 만나고 - 최립 (0) | 2018.01.23 |
---|---|
한가한 마음 - 이응희 (0) | 2018.01.23 |
가을 생각 - 장적 (0) | 2018.01.22 |
책을 보다가 느낌이 있어 - 주희 (0) | 2018.01.22 |
향적사를 지나며 - 왕유 (0) | 2018.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