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바람이 되어

花雲(화운) 2017. 7. 4. 13:09

바람이 되어

 

 

덧없이 살다가 미련 없이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때가 오면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가게 될까

 

어떤 이는 양지 바른 언덕에

꽃처럼 피었다가 쓰러진 영혼을 묻고

어떤 이는 한 줌 재로 이별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푸른 나무에 기대어

또 다른 세상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

 

태어났으니까 살아가고

고독해서 울다 보니

떠내려 간 기억들 모두 추억할 수 없지만

 

부서질 만큼 아프고

쓰러질 만큼 흔들리면서

등불 꺼지듯 한 목숨 스러지고 난 후엔

 

땅 끝으로 흐르는 바람이 되어

누워 있는 풀들을 달리게 하고

고여 있는 물들을 춤추게 하며

낯선 골짜기에 맑은 숨결을 채우고 싶다

 

 

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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