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꿈꾸는 이야기 詩

무당벌레의 사랑

花雲(화운) 2017. 3. 19. 11:54

무당벌레의 사랑

 

 

햇살 보드라운 봄날

꽃샘추위가 물러가자

상기된 무당벌레들이

서로 경주라도 하듯

유리창을 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창문 틈새로 들어와

짝을 지어 은밀한 구석으로 숨어듭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훌러덩 배를 드러낸 사내들이

마룻바닥 여기저기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점박이 새색시와 데이트 하느라

마지막 뜨거운 목숨을 바친 것

따사로운 창틀 아래

사랑의 흔적들이 날마다 쌓여갑니다

 

 

201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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