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벌레의 사랑
햇살 보드라운 봄날
꽃샘추위가 물러가자
상기된 무당벌레들이
서로 경주라도 하듯
유리창을 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창문 틈새로 들어와
짝을 지어 은밀한 구석으로 숨어듭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훌러덩 배를 드러낸 사내들이
마룻바닥 여기저기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점박이 새색시와 데이트 하느라
마지막 뜨거운 목숨을 바친 것
따사로운 창틀 아래
사랑의 흔적들이 날마다 쌓여갑니다
2017.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