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설산(雪山)

花雲(화운) 2015. 12. 23. 09:12

 

 

설산(雪山)

 

 

갖은 풍상에 시달릴 지라도

여전히 당당하게 솟아 있고

누구보다 높이 바람을 마주하여

아우성치는 한설에 묻힐 지라도

한량없는 그 품에 묵묵히

만년설화(萬年雪花)  간직하고 있구려

 

오래도록 품었어도 녹아버린 옛정은

제 갈 길 가도록 물길 열어주고

멀리서도 그윽이 바라볼 수 있도록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빛나는 산이여

 

꽃이 피고 지는 애달픈 사연

무수히 흔들리며 스쳐갔어도

시간이 흐를수록 단단한 얼굴로

무정한 세월만 창공에 새기고 있구려

 

 

2015.12.20

일본 중부 '알프스'

 

'花雲의 詩 > 화운의 詩 6'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정한 소식  (0) 2016.06.15
날개  (0) 2016.03.31
술국을 끓여야겠다  (0) 2015.12.10
눈 내리는 날  (0) 2015.12.03
사마귀의 꿈/<물도 자란다>  (0)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