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꿈/ 하현숙
나는 가끔
사막을 꿈꾼다
힘센 포식자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열악한 환경에 묻힌 낙타의 선택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도
뜨거운 모래 위를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늪지와 거친 돌길을 태연히 걸을 수 있는,
가시 박인 식물도 거뜬히 삼킬 수 있는,
온 몸이 타들어 가는 땡볕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그래서 가끔은 끝없는 사막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사막은 오만과 편견을 덮고
시기와 질투와 세상의 소음마저 포용한다
성공조급증으로부터 생을 관조하며
마른 바람 속에서도 잔잔한 모래물결을 그린다
사막의 신기루는 내게서 곰삭아야 할
내 안의 가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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