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다 지나간단다/ 오영란

花雲(화운) 2012. 3. 26. 09:33

 

다 지나간단다/ 오영란

 

 

어떤 언어로도 대신할 수 없는 슬픔이

겨울 강으로 얼어 있구나

강둑엔 빈혈 앓는 억새

바람 속에서 흔들리고

얼음판 위 갈 곳 잃은 흰 새는

너를 생각나게 해

아이야

다 지나간단다

우주를 얼려 버릴 듯한 시린 시간도

블랙홀 같은 무서운 기억도

흘러간단다 다 지나간단다

아이야

기억해 주렴

너의 곁엔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 주렴

아이야 사랑한다.

 


* 2002년 [한백문학]등단. munggegurm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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