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배움터/詩와의 동행

秋日/ 선정주

花雲(화운) 2012. 2. 17. 08:53


秋日/ 선정주

 


마음의 문을 열고

한 말씀 건네보면

 

눈길만 마주칠 뿐

여전히 침묵인 당신

 

그 속에 뜻이 담겼는가

돌아와 묵상을 한다

 

계절을 재촉하는

비 자주 내리더니

 

풀벌레 소리도 멎고

친지에 찬 산들바람

 

푸르던 나뭇잎들은

벌써 윤기가 없네

 

통화도 못했건만

떠날 행장을 차려라

 

혹시 이 별리別離 속에

남긴 말이 들었을까

 

서서이 퇴색해가는

잎을 주시하여라

 


* 1970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인이며 성직자.

   1960년대부터 향리에서 동인 활동.

= 시조란 음보에 따라 아름다운 낱말을 배열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사상과 시대정신이

   담기게 마련이다. 시조의 그릇에 담긴 의미는 정서적이고 체험적인 것에서 비롯된 것이

   기 때문에 미적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정서적 긴장감으로 인한 깨우침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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