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日/ 선정주
마음의 문을 열고
한 말씀 건네보면
눈길만 마주칠 뿐
여전히 침묵인 당신
그 속에 뜻이 담겼는가
돌아와 묵상을 한다
계절을 재촉하는
비 자주 내리더니
풀벌레 소리도 멎고
친지에 찬 산들바람
푸르던 나뭇잎들은
벌써 윤기가 없네
통화도 못했건만
떠날 행장을 차려라
혹시 이 별리別離 속에
남긴 말이 들었을까
서서이 퇴색해가는
잎을 주시하여라
* 1970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인이며 성직자.
1960년대부터 향리에서 동인 활동.
= 시조란 음보에 따라 아름다운 낱말을 배열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사상과 시대정신이
담기게 마련이다. 시조의 그릇에 담긴 의미는 정서적이고 체험적인 것에서 비롯된 것이
기 때문에 미적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정서적 긴장감으로 인한 깨우침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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