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흥계곡>
흐르는 물
좁은 바위틈에서 솟아나
드넓은 대양으로 가기까지
물은 수도 없이 상처를 입는다
자갈길을 구르고 또 굴러
너른 강으로 나아가는 동안
소리 내지 못하고 쏟은 눈물 얼마인가
슬퍼하지도 말고
원망하지도 말고
후회하지도 말고
살아가는 일은
끝까지 참고 가야 하는 길이라고
맑고 시원하게 흘러야 하는 길이라고
땅 위에 길고 깊은 울음 길을 낸다
2012.01.02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