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 진다해도
한창 푸르를 때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최고로 치장을 하게 될지
노랑, 빨강, 주황 저마다 고운 빛으로
가로수 길에서 산마루까지
눈길 가는 곳마다 현란해지는데
한여름 무성할 때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먼저 땅으로 떨어지게 될지
누구보다 앞서
은행잎 어지럽게 휘날려갈 때
단풍나무 몸단장에 여념이 없으니
아무렴 어떠랴
그래 봐야 한겨울이면
너도나도 홀랑 벗은 알몸이 될 걸
온 세상 순결한 옷 갈아입을 때
가지마다 새하얀 눈꽃 피우게 될 걸
2011.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