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喪失)
버스 안에서 책을 읽다가
목적지에 정차한다는
방송을 미처 듣지 못했다
아차! 싶어 서두르다가
교통카드를 찍지 못하고 그냥 내려버렸다
다음 지하철로 환승을 하려고 하니
이런, 1600원이 홀라당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
갑자가 치밀어 오르는 울화통
부지불식간에 당한 손해가
도대체 너그럽게 받아들여지질 않는다
바보! 멍청이!
…… ……
기습을 당하듯 입은 손실을
무슨 수로 만회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우선은
평정심을 찾는 게 가장 이로울 듯싶다
201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