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동백>
아래로 피는 꽃
꽃 피는 사월이 녹음 속에 묻히고
푸르름이 땅을 덮는 오월이 되면
아카시아, 때죽나무, 은방울꽃……
겸손하게 고개 숙인 꽃들이 핀다
하늘 향해 피어나는 꽃이야
저마다 해를 보며 꽃잎 펼치지만
향기로 마음을 사로잡는 꽃
작은 가슴으로 더없이 깊은 내음 전하려
그 고개를 아래로 기울인다
화사하게 보여줄 낯은 아니어도
바람을 쓰다듬듯
햇살을 어루만지듯
어두운 곳에 불 밝혀주려고
낮은 곳에 향기 보내주려고
조롱조롱 꽃등 흔들어 그윽하게 흐른다
얼굴을 들지 않고도 빛을 내는 꽃...
2011.05.23
시집 <물도 자란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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