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봄이 온 것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흐드러진 잔치 벌여놓고는
간드러진 춤사위 끝나기도 전에 서둘러
등을 돌리는 것은 무슨 연유이기에
어디든지 자유롭게 날아갈 것처럼
바람에 업혀서 수선스럽게도 달려간다
가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얼음 풀린 섬진강 기지개 켜면
해득거리는 꽃 이파리 강물에 쏟아놓고
그렇게 눈부신 날갯짓으로
호젓한 길모퉁이 찾아 몰려가기 바쁘다
아무도 살뜰히 기억해주지 않아도
다녀간 흔적 잊지는 말라고
서로 엉켜 살아가는 동안 생긴 상처
흉터 언저리에 남겨진 향기로 보듬어
돌아오는 계절에 더욱 사랑하라고
마음 문 닫지 못하는 가슴에
저리도 부산스럽게 와글대며 날아든다
햇살 간질이는 손길이 신이 난 봄날 오후에……
2011.04.10
섬진강 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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