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말
사람들이
자기 형상으로 나를 만들었지
팔과 다리를 달아놓고
눈, 코, 입도 붙여주었지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놓고는
마음 내키는 대로
사람 취급했다가 쓰레기 취급을 하더군
슬프고 외로울 때는 안고 비비다가도
제 기분 나쁘다고
때리고 던지며 화풀이를 하더군
자기의 온갖 호소를 다 들어주고도
한마디 말도 못하는 나는
죽을 때만 기다리는 사형수가 아니야
자기 곁에서
배신할 줄 모르는 친구가 되어주었거늘
오히려 주인이란 사람이
폭행을 하고 학대를 하는군
201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