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산책로/별별 이야기 16

아들의 詩/침묵하세요

침묵하세요 하 한누리 침묵하세요, 부디 침묵하세요 조그만 속삭임에 하찮은 눈속임에 반응하는 순간 더러운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당신은 화면 속의 주인공이 돼버려요 동화 속 주인공이 돼버리지요 이 세계에 집착을 가지는 순간 당신에겐 혼란이 몰려옵니다 부디 침묵하세요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당신의 순결함이 더럽혀집니다 당신이 애초부터 순결하지 않았음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억압, 불만, 욕심, 자기 성취 이 모든 것이 화합하는 이곳을 인정하는 순간 당신도 이곳의 일부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침묵하세요 부디 침묵하세요 이런 부질없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집착을 잠재우세요 부디 침묵하세요. 한국삼육고등학교 2학년 3반 -------------------------------- 아들의 詩

삼행시 - 임승진

삼행시 1. 임 - 임 따라 나선 길이 구비마다 고생이 될 줄은 승 - 승승장구 영화만을 기대한 건 아니었어도 진 - 진정, 함께 하늘 가는 인연이었으면 좋겠네. 2. 임 - 임전무퇴 승 - 승리의 날에 진 - 진주처럼 빛나는 여인. --------------------------------------------------------------------------------------- 신인문학상 심사평/ 아람문학 임승진은 시력이 상당하고, 시작에 대한 소양도 갖춘 것으로 생각된다. 시의 영역을 이제 넓혀갈 때가 된 것 같고, 자기 눈으로 대상을 통찰하는 훈련이 뒤따른다면 좋은 시인이 될 것이다. 에서는 꽃 피는 계절 앞에서 시적 화자는 자기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고 는 카페 창가에 앉은 서정적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