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詩/침묵하세요
침묵하세요 하 한누리 침묵하세요, 부디 침묵하세요 조그만 속삭임에 하찮은 눈속임에 반응하는 순간 더러운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당신은 화면 속의 주인공이 돼버려요 동화 속 주인공이 돼버리지요 이 세계에 집착을 가지는 순간 당신에겐 혼란이 몰려옵니다 부디 침묵하세요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당신의 순결함이 더럽혀집니다 당신이 애초부터 순결하지 않았음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억압, 불만, 욕심, 자기 성취 이 모든 것이 화합하는 이곳을 인정하는 순간 당신도 이곳의 일부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침묵하세요 부디 침묵하세요 이런 부질없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집착을 잠재우세요 부디 침묵하세요. 한국삼육고등학교 2학년 3반 -------------------------------- 아들의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