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9

하얀 세상

花雲(화운) 2021. 12. 26. 10:44

하얀 세상

 

 

연둣빛 반짝이는 봄이다가

청록빛으로 우거지는 여름

황금빛 물드는 가을 지나면

함박눈 쏟아지는 겨울이 온다

 

시간이 흐르면

계절도 익숙해지고

색깔도 단순해지나 보다

 

어릴 때는 한없이 여리다가

하늘을 찌를 듯 무성해지고

나이 들어 볼품없어지는 한살이

 

모든 걸 내려놓을 때가 되면

보란 듯이 드러낼 것도 없고

알아 달라 자랑할 것도 없이

스스로 낮춰야 할 때가 오거늘

 

다 없어지고 나면

눈부시게 남는 게 하얀 색이란 걸

여태 모르고 있었다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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