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잎 연가
어릴 때는
조그만 연둣빛 손바닥이었다
그 작은 손 활짝 펼쳐서
간지러운 햇살도 잡아보고
부드러운 바람도 어루만지며
이 세상 고마운 길동무들에게
손이 닳도록 인사를 보냈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숱한 인연 만나고 떠나보내며
노랗게 물들어갔던 정
금빛날개로 날아갈 때가 되었나 보다
화려하진 않았어도
한결같은 일념으로 설레어 온 길
떠날 때가 되어서야
눈부시게 휘날리고 있지만
지키고 싶은 것까지
미련 없이 내려놓아야 하는
이별의 길목에서 꼭 전하고 싶은 말
아픈 만큼 사랑했다
2021.11.15.
* 별님을 향한 詩 164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