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9

은행잎 연가 ★

花雲(화운) 2021. 11. 16. 11:44

 

은행잎 연가

 

 

어릴 때는

조그만 연둣빛 손바닥이었다

 

그 작은 손 활짝 펼쳐서

간지러운 햇살도 잡아보고

부드러운 바람도 어루만지며

이 세상 고마운 길동무들에게

손이 닳도록 인사를 보냈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숱한 인연 만나고 떠나보내며

노랗게 물들어갔던 정

금빛날개로 날아갈 때가 되었나 보다

 

화려하진 않았어도

한결같은 일념으로 설레어 온 길

떠날 때가 되어서야

눈부시게 휘날리고 있지만

 

지키고 싶은 것까지

미련 없이 내려놓아야 하는

이별의 길목에서 꼭 전하고 싶은 말

아픈 만큼 사랑했다

 

 

2021.11.15.

 

* 별님을 향한 詩 1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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