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겨울비

花雲(화운) 2021. 2. 3. 09:53

겨울비

 

 

눈송이라면 누구라도 반겨주겠지만

파고드는 한기에 지쳐갈 때쯤

남몰래 숨죽이고 내리는 겨울비

 

떠날 때가 되었으나 발이 안 떨어져

입 밖으로 울음소리 내지도 못하고

빈 가지에 매달려 눈물만 짓고 있네

 

겨우내 추워서 떨던 밤을

내내 바라보기 애처로워서

이젠 붙잡아도 머물 수가 없는데

 

모두가 떠나고 아무도 없는 들녘

젖은 가랑잎만 땅바닥에 떨어져

녹아내리는 살얼음을 안아주고 있네

 

헤어지는 건 싫지만 그래도 가야만 해서

다가오는 봄에게 빈자리 부탁하고

다시 올 날 기약하며 안녕을 고하네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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