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前奏曲
함께 살아온 강아지가 아프다
매일 산책 나가고
산이랑 바다에 가서 놀다 오고
좋은 추억 만들며
오래오래 살기를 바랬는데
무지개다리를 먼저 건널 것만 같다
어느 날 길손으로 찾아와
한 식구로 살면서
그리도 이쁜 짓 보여주더니
헤어질 거란 상상은 하지도 못했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
푸른 들녘 거침없이 돌아다니고
개울에서 물장구치느라
서쪽 하늘이 붉어지는 줄도 몰랐다
비가 오면 옷깃 적시며 훌쩍거리고
바람 불지 않아도 흔들리던
꽃 같은 때가 어제 같은 데
세월 덧없어
위태로운 육신 절룩거리니
단풍 드는 고목보다 더 애달파서
마음마저 한없이 시들어 간다
2020.09.09
어느 아픈 강아지를 보며
미리 써 본 이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