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8

이별 前奏曲

花雲(화운) 2020. 9. 11. 14:35

이별 前奏曲

 

 

함께 살아온 강아지가 아프다

 

매일 산책 나가고

산이랑 바다에 가서 놀다 오고

좋은 추억 만들며

오래오래 살기를 바랬는데

무지개다리를 먼저 건널 것만 같다

 

어느 날 길손으로 찾아와

한 식구로 살면서

그리도 이쁜 짓 보여주더니

헤어질 거란 상상은 하지도 못했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

 

푸른 들녘 거침없이 돌아다니고

개울에서 물장구치느라

서쪽 하늘이 붉어지는 줄도 몰랐다

 

비가 오면 옷깃 적시며 훌쩍거리고

바람 불지 않아도 흔들리던

꽃 같은 때가 어제 같은 데

 

세월 덧없어

위태로운 육신 절룩거리니

단풍 드는 고목보다 더 애달파서

마음마저 한없이 시들어 간다

 

 

2020.09.09

어느 아픈 강아지를 보며

미리 써 본 이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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