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여행詩

순례의 길

花雲(화운) 2009. 5. 30. 16:59

순례의 길

 

 

한없이 낮은 몸이 되어

무릎 꿇고 두 손을 뻗어

맨 바닥에 엎드려 비는 오체투지

 

이 땅에서의 생은 영원하지도 않아

절 한 번에 참회의 염원 담아

머리를 조아려 기도하는 순례자

 

얼마나 많은 수행이면

성지에 닿을 수 있을까

 

순례 길에 죽으면

영광의 문으로 들어가고

슬픔도 고통도 다 내려놓는

숭고한 여정이어라

 

모든 목숨이 태어나서

꼭 한 번밖에 갈 수 없는 길

 

하루하루 한없이 낮은 몸이 되어

희생하고 섬기며 산다면

가야 하는 그 길이 그리 험난한

고행 길만은 아니지 않겠는가 

 

 

2009.05.30

(시 1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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