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7

비누방울

花雲(화운) 2018. 9. 26. 18:34

비누방울

 

 

날아오르기 전까지는

컵에 담겨진 투명한 물이었다

비누가 녹아들어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매끄러운 비눗물이 되었다

 

긴 대롱에 한 모금 찍어

허공을 향해 한껏 불어주니

무지갯빛 방울들이

웃고 떠들며 날아오른다

 

위로 흐르는 크고 작은 동그라미

그건 그냥 동그라미가 아니다

오색찬란한 날개를 흔들며

배꼽이 터지도록 춤추는 아이들이다

 

하늘 어디까지 날아갈지 몰라도

아래로 흐르던 기억은 아예 잊은 채

신나게 달려가는 아이들이다

 

201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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