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산책로/독서이야기

정민 선생님이 즐려주는 한시 이야기 (1)

花雲(화운) 2018. 7. 29. 13:32

정민 선생님이 즐려주는 한시 이야기

(주) 보림출판사. 2002



차례

벼리에게- 시에는 이상한 힘이 있단다        

첫 번빼 이야기- 말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

두 번째 이야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가  

세 번째 이야기- 진짜 시와 가짜 시

네 번째 이야기- 다 보여주지 않는다         

다섯 번째 이야기- 연꽃에서 찾는 여러 가지 의미 

여섯 번째 이야기- 저 매화에 물을 주어라                              

일곱 번째 이야기- 사물이 가르쳐 주는 것    

여덟 번째 이야기- 새롭게 바라보기             

아홉 번째 이야기- 의미기 담긴 말              

열 번째 이야기- 미치지 않으면 안 된다        

열한 번째 이야기- 시는 그 사람과 같다       

열두 번째 이야기- 치마 위에 쓴 시              

열세 번빼 이야기- 계절이 바뀌는 소리        

열네 번째 이야기- 자연이 주는 선물           

열다섯 번쩨 이야기- 울림이 있는 말           

열여섯 번째 이야기- 한 글자의 스승           

열일곱 번째 이야기- 간결한 것이 좋다        

열여덟 번째 이야기- 물총새가 지은 시        

열아홉 번째 이야기- 아비 그리울 때 보아라  다시 벼리에게- 도로 네 눈을 감아라


鄭珉

  1960년 충북 영동에서 출생 한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거기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있다. 한문학이 우리 시대와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방도를 생 생각해 왔다. 한뭉는 이미 쓰임새를 잃었지만 그 안에 담긴 콘텐츠는 쓸모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다. 한시의 아름다움을 평이하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낸 《한시미학

산책》을 비롯하여, 연암 박지원의 산문예술을 살핀《비슷한 것은 가짜다》, 이덕무의

맑은 말을 정갈하게 해설한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등의 책을 펴냈다.

옛 글 속 선인들의 체취를 담은 《책 읽는 소리》, 한 시 속에 깊이 스민 신선 세계의

환타지를 분석한 《초월의 상상》외에 전각과 와당의 아름다움을 담긴 뜻과 함께 도판

으로 소개한 《돌 위에 새긴 생각》,《와당의 표정》 등의 저서가 있다.


P12 시 에는 정말 이상한 힘이 있단다.

  시로 쓰면 이상한 울림도 생겨나고, 마음속에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잖니?

그렇다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시를 썼을까?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한다로 글을

짓고 썼단다. 시도 한자로 지었지. 너는 아직 한자를 많이 알지 못하니까 한시는

네게는 조금 어려울 거야. 그렇지만 그 안에 담긴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단다.


P18  말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

  시라는 것은 직접 말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돌려서 말하고 감춰서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돌려서 말하고 감춰서 말하는 가운데, 저도 모르게 느낌이 일어나고 깨달음이

생겨난다.


P25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옛날부터 그림과 시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시는 모양이 없는 그림이고, 그림은

소리가 없는 시라는 말도 있었다.-- 시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지

않는다. 사물을 데려와서 사물이 대신 말하게 한다. 한 편의 시를 읽는 것은

시인이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않고 시 속에 숨겨둔 말을 찾아내는 일이다.

'입상진의'(立象盡意): 형상을 세워서 나타내려는 뜻을 전달한다. 이러한 형상을

시에서 이미지(image)라는 말로 표현한다. 시인은 결코 직접 말하지 않는다.

이미지를 통해서 말한다.


P33 진짜 시와 가짜 시

  겉보기에는 멋있는 것 같은데 읽고 나도 아무 느낌이 나지 않는 시는 가짜 시다.

특별히 잘 쓴 것 같지 않아도 읽고 나면 느낌이 남는 시가 진짜 시다. 시뿐 아니고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덤덤하지만 그 속에 시인의 투명한 정신이 담겨

있을 때 진짜 시가 된다. 겉 꾸밈만으로는 안 되고 참된 마음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P39 다 보여 주지 않는다.

  하나하나 모두 설명하거나 직접 다 말해 버린다면 그것은 시라고 할 수가 없다.

좋은 시는 직접 말하는 대신 읽는 사람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P49 연꽃에서 찾는 여러가지 의미

  하나의 사물도 보는 방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사물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시는 어떤 사물 위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이다.


P67 사물이 가르쳐 주는 것

  시는 우리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주변에 있는 온갖 사물들은

모두 우리의 선생님이다. 시인은 남들이 날마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들은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일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아낸다.

그러자면 그냥 보지 않고 관찰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