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에 힘들여 읊고 있건만- 최치원
秋夜雨中(추야우중)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에 이렇게 힘들여 읊고 있건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 어디에도 나를 알아주는 이 없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 밖엔 깊은 밤비 내리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아래 천만 리 떠나간 마음
* 唯 : 오직, 하릴없이
* 苦吟 : 괴롭게 읊음. 괴롭게 시를 씀
* 世路 : 세상살이
* 萬里心 : 마음이 萬里를 달려 고향으로 가고 있음을 표현한 구절
崔致遠(857~?)
- 신라 말 憲康王 때부터 眞聖王 때까지 활약한 문인이며 학자이다. 字는 孤雲, 海雲이다.
작품해설
- 시인이 고국을 떠나 만리타향에 있으면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잘 나타 낸 작품이다.
- 가을은 죽음의 계절로 누구에게나 슬픔을 느끼게 하는데 비까지 내린다. 이러한 자연
현상은 고향에 가고픈 마음을 더욱 부채질 하지만 그래도 갈 수 없는 고향이기 때문에
시인은 괴로운 심정을 어찌할 수 없어 하릴없 이 오직 시만 읊조리고 있을 뿐이다.
- 자연현상과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잘 녹아 있는 첫 구절은 세상살이에 친 구가 없다는
것으로 이어지면서 그 슬픔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 둘째 구절을 두고 혹자는 시인이 고국에 돌아온 후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 여지지 않자
지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주장은 마지막 구절의 등불 앞의 마음은 만 리를
달린다는 표현때문에 정당성을 얻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 된다.
- 특히 늦도록 잠들지 못하는 밤에 비가 내리는 것을 나타낸 轉句와 유일한 벅인
등불을 대하고 앉아서 마음만 고향에 가 있는 시인의 심정을 묘사한 結句가 시적
아름다움이 뛰어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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