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6

행복해 보인다

花雲(화운) 2017. 10. 5. 16:15

행복해 보인다

 

 

살아가는 날들이 텁텁해지면

앨범 속에 묻어둔 사진을 꺼내본다

한 손에 펼쳐진 옛 풍경 속에서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때론 혼자서도 당당히

날마다 천국인 양 환하게 웃고 있다

우울한 시절이 있었기나 한 걸까

지금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벗들과

서로 그리워할 일도 없을 것 같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한 줄기 잔상으로 흐려진 추억 속에서

조금은 촌스럽게 보이지만

그땐 젊고 생생한 모습이다

고되고 서러운 날들이 아프기도 했으련만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었나 보다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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