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산책로/詩映山房 이야기

2017 여름 소식

花雲(화운) 2017. 6. 10. 11:50

긴 가믐의 연속이다.

산천초목이 목말라 헐떡이는데도

여름 가족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지인이 선물해 준 제라늄

아파트에 있던 아이를 밖에 두었더니

냉해를 입어 거의 죽은 듯 하다가 새 잎이 돋았다.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 얼마나 다행인지...



나비바늘꽃

참! 희한도 하다!

분명, 작년에는 분홍꽃이었는데

올해 피어난 꽃이 하얀색이라니~~

화원에 가서 물으니 더러 돌연변이가 된다나...

분홍 아이들이 보고 싶어 다시 주문했다.



그런데 다시 주문한 아이들도 하얀색이다.

화원에 항의를 할까 하다가

마을 연못에 있는 아이들을 보고 그만 두었다.

작년에 분홍으로 피어났던 그 애들도

어쩐 일인지 흰색으로 피었다.

그네들은 두 번 색깔을 못 내는 족속인가 보다.


송엽국은 번식력이 참 대단하다.

처음에는 손바닥 만한 모둠이었는데

화단 가득 퍼져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다른 곳에 살 곳을 더 마련해주어야 할 것 같다.




3년차 남천꽃이 제법 소담하다.

올핸 빨간 열매들을 볼 수 있겠지.


남천 꽃망울 중에서 제일 먼저 보여준 얼굴이다.


개양귀비


점점 늘어나는 얼굴이

여린 듯 화사하다.

저리도 곱상한 모습인데 

닷새도 못견디고 꽃잎을 떨구니 

볼 수 있는 날이 너무 짧아 서운하다.







울타리를 두르고 있는 쥐똥나무도

이렇게 탐스런 꽃다발을 달았다.

게다가 그윽한 향기까지 선물해 주니 더욱 사랑스럽다.  



수국

화단에 심은 지 3년,

드디어 꽃이 되었다.

참 반가운 손님이다.




이웃 동네에서 건너온 보라빛 팬지

심심할까봐 노란 아이들도 데려 왔는데 서로가 자랑이다.

보라빛도 예쁘고 더불어 노랑도 예쁘다.


이파리가 양의 귀를 닮았는데

이 아이들이 '램스이어'인지 그 이름을 모르겠다.


앵두가 열렸다.

덕성시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시인이

입주 기념으로 선물해 주었는데

3년이 지나 새빨간 보석을 갖고 왔다.





여름에는 역시

접시꽃이 제일 곱다.

접시꽃을 보면 엄마의 고운

갑사 치마 저고리가 생각난다.



나비바늘꽃이 곁에 있으니

서로 잘 어울린다.

 






 


요렇게 예쁜 아이들은 작년 봄 뒷뜰에 심은 접시꽃

설겆이를 하면서 부엌 작은 창으로 내다보면

환한 웃음으로 눈을 맞추어 준다.

 

사촌 오빠네 집

바깥 마당에 핀 접시꽃 이파리가

특이하고 예뻐서 씨를 받아와 심었는데

2년차에 꽃을 피웠다.

참 각별하게 산뜻하다.

 



오늘 새로 온 빨간 찔레꽃

하얀 꽃만 보다가 빨간 꽃이 있어서 얼른 데려 왔다.

담장 아래 심었는데 뿌리가 흔들려 그런지 축 늘어진다.

부디 기운차리고 생생하게 살아나기를...



요렇게 깜찍한 아이인데...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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