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산방에
봄이 왔다.
늦을세라 너도나도
예쁜 얼굴로 마중 나간다.
제일 먼저
히야신스가 활짝 웃는다.
마당에 매혹적인 향기가 가득하다.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죽은 주목 대신
그 자리에 새로 심었다.
해마다 찾아오는 귀여운 아이들
창가에 두었던 동백을
화분에서 풀어 주었다.
땅에 뿌리 내리고 힘차게 살아 주길...
우리집에 와서
지난 겨울 잘 이기고
깜찍한 꽃망울을 맺은 명자
올해도 살구꽃이 소담하게 달렸다.
가을이면 노란 살구 한 바구니 또 안겨 주겠지.
재작년,
이웃집 밭둑에 핀
하얀 민들레 홀씨를 받아다 사방 뿌려 놓았는데
작년에는 한 송이도 구경 못하고
올해, 드디어 첫 소식을 보았다!
옥향을 동그랗게 다듬어 놓으니 아주 예쁘다.
다행히, 봄비가 내려 목마름을 해결했다.
옥향과 동백이 반겨주는 길
꽃잔디도 붉게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