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映山房/전선용
시영산방에 내리는 눈,
오목한 떡시루에 백설기가 푹, 익어간다
아궁이에 집힌 불의 요정,
노란 날개를 단 빛의 천사라 불러도 좋겠다
하얀 겨울밤은 그렇게 꽃으로 피어나나 보다
겨울에 피는 목련이라면 객쩍은 상상일까
꾸무리한 저녁을 입에 품고 분무질하는 엄동설한,
서리 같은 입김에 짧은 수염이 눈꽃을 피운다
알알이 떨어지는 그리움이 시린 손등에 고이면
무릎 꿇어 기도하고 싶다는 생각
싸늘한 눈雪 속에 용서를 심고
봄이 오면 따뜻한 사랑을 거두고 싶다
아무 것도 아닌 미련한 몸뚱어리 하나
결 고운 나무 관에 철없는 욕심을 묻어두고 싶다
저 집에 누가 살까
노란 빛에 이끌려 내려두는 공空
파르르 떨리는 겨울이 눈雪 속에 잠든다.
201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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