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부서지는 밤
좁은 철창 안에 몸을 구겨 넣은 채
떠나버린 식구들을 생각합니다
낯선 사람이 와서 먹을 것을 넣어주어도
잃어버린 입맛은 되찾을 길이 없고
안락한 집에서 화목한 가족으로 살았던 때가
불과 얼마 전,
외진 공원 한구석 나무기둥에 묶여
아무리 기다려도 데리러 오지 않는 주인을
야속한 마음 억누르느라 짖는 것도 잊어버리고
그렇게 거리에 버려지고 말았습니다
누군가 드나드는 인기척에 놀라
행여 익숙한 체취 맡으려 코를 벌름거려보지만
빼곡히 쌓여진 철창 사이로 들려오는 건
그리움에 꿈틀거리는 버림받은 신음소리뿐
재롱부리고 사랑 받던 호사는 꿈같은 날이 되었습니다
밤이 되면 더위를 잡아먹은 한기가
목구멍으로 차올라 울음까지 말려버리고
한껏 올려다보는 하늘에 떠 있는 총총한 별들
환한 웃음으로 내려다보는 정든 얼굴 같아
반가움에 힘껏 꼬리를 흔들어 보이지만
이내 슬픔과 미움에 젖은 눈동자 속으로
첨벙첨벙 속절없이 떨어져 내리는 밤
언제까지인지도 모르게 기다리는
주인의 모습이 허기진 뱃속으로 부서져갑니다
2012.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