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5

멀어져 가는 사랑

花雲(화운) 2012. 5. 5. 08:53

멀어져 가는 사랑

 

 

해외출장 중인 아들이

잠시 귀국을 했다

자료 준비만 마치면 다시 출국해야 한다며

커다란 선물보따리를 들고 와서는

맘에 드는 걸 고르라고 내어놓는다

보따리 한 켠이 이미 풀어져 있어

한 묶음이 빠져나갔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에 오자마자 약혼자에게 먼저 들린 아들

수십 개의 명품스카프 중에서

골라내고 남은 것들을 가지고 왔다

내심 서운키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색할 수도 없어서

그마저도 고맙다고 연신 감탄사를 날리며

곱디고운 스카프를 이것저것 걸쳐본다

 

스카프 자락이 너무 가벼워

한 걸음씩 멀어지는 거리가 느껴진다

 

 

20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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