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5

활어시장

花雲(화운) 2012. 4. 1. 09:43

 

 

활어시장

 

 

겨울바람 흐르는 골목 안으로

사람물결 몰려가고

출렁거리는 흥정소리에

몸부림치는 물고기들의 짠물이 튄다

좁은 수조에 갇혀

숨넘어갈 듯 거친 호흡에

떠나온 바다가 거품 가득 매달리면

도마 위에 흐르는 핏물 개의치 않고

펄떡거리는 살점을 도려내는 칼날

죽어서도 삭힐 수 없는 아픔을 저며 낸다

결코 열지 않을 듯 입을 다문 조가비

돌아갈 수 없는 갯벌의 기억

모두 잃어버릴 때까지

끈적거리는 비린내를 토해낼 때

군침 삼키는 군상들의 호기심만

질퍽거리는 시장 바닥에 왁자지껄하다

 

 

2012.02.16

'花雲의 詩 > 화운의 詩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 맛  (0) 2012.04.18
섬마을 새벽종  (0) 2012.04.06
봄맞이  (0) 2012.04.01
지중해의 여인  (0) 2012.03.28
하늘과 바다  (0) 201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