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雲의 詩/화운의 詩 4

황태(黃太)

花雲(화운) 2012. 3. 15. 07:09

 

 

황태(黃太)

 

 

어찌 천형을 받으라 하십니까

나무기둥에 모가지 꿰어 매달아놓고

사정없이 눈보라채찍을 맞으라시면

어떤 죄목인지도 모른 채

가혹한 형벌을 견디라고만 하십니까

푸른 바다 대신

살을 에는 하늘에 머리 쳐들고

시퍼렇게 부릅뜬 눈 꽁꽁 얼도록

아무 것도 보지 말라 하시니

껍질만 남기고 속으로 담은 눈물까지

엄동설한 삭풍에 다 내어주고

다시는 기억할 수도 없이

한껏 삭아버린 뼈마디로 거듭나면

그 다음엔 어디로 데리고 가시렵니까

 

 

201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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